유방암 수술이라는 큰 산을 마주한 환자분들께
유방 재건은 꼭 필요한 수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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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한현호 교수]

안녕하세요. 암환자와 동행하는 의사들의 이야기, 암행의사 한현호입니다. 환자분들께서는 유방암을 진단받고 수술이라는 큰 산을 마주하시기 때문에 유방 재건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시지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방암을 절제하는 건 필수적인 수술이지만, 유방 재건술은 생명과는 상관이 없는 수술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오늘 영상을 통해서 유방 재건술이란 무엇인지, 유방암 절제를 한 환자분들에게 유방 재건술이 왜 필요한 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 유방 재건술이란 무엇인가요?
: 유방 재건술이란 유방암 수술 후 변화된 유방의 모양을 원래의 모습으로 다시 만드는 수술을 말합니다. 최근 유방의 피부를 보존하는 유방 절제술을 시행하게 되면서 유방 재건술의 결과가 매우 좋아졌습니다. 유두와 유륜까지 보존되는 경우에는 유방의 피부 전체가 남아있게 되고 속에 있는 유방 조직만 없어진 것이기 때문에 피부 속이 잘 채워만 진다면 거의 온전한 유방 형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유방 재건술에는 어떤 방법이 있나요?
: 유방 재건술의 방법에는 인공 보형물을 넣는 방법과 자가 조직을 이용한 방법이 있습니다. 보형물 재건은 흔히 가슴 확대술에도 사용되는 실리콘 보형물을 이용하는 것이며 자가 조직 재건은 뱃살이나 허벅지살, 등 근육 등을 이용해서 가슴을 만드는 것입니다. 보형물은 가슴의 처짐이 많지 않고 마른 환자분들에게 조금 더 적합하고, 자가 조직은 보형물에 거부감이 있거나 자연스러운 가슴을 원하는 경우, 또는 살을 떼는 부위, 가져오는 부위에 살이 많은 경우에 적합하긴 하지만,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데 있어 절대적인 금기는 없으며 환자 본인이 원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저는 보형물 재건과 자가 조직 재건을 골고루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 비율이 아주 적절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자부하고 있는데, 또 하나의 차이점은 다른 곳에서는 많이 하지 않는 허벅지살을 이용한 유방 재건과 로봇을 이용한 유방 재건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허벅지살을 이용한 유방 재건의 경우에는 살을 빼기 힘든 부위인 엉덩이 밑살, 흔히 엉밑살이라고 부르는 부위의 살을 이용하기 때문에 특히 하체 비만인 환자에서 다리를 날씬하게 할 수 있고 흉터가 비교적 덜 보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로봇 수술은 겨드랑이 쪽에서 약 3.5~4cm의 절개만으로 유방 조직을 떼어내고 이를 통해 보형물이나 자가 조직으로 재건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수술 흉터가 덜 보이는 위치에 생기고 유방 피부의 혈류가 잘 보존되어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유방 재건은 왜 해야 하나요?
: 유방암 수술을 해야 하는 과정에서 유방 재건까지 꼭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렇기에 유방을 재건했을 때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장점은 유방이 없어짐으로 인해 겪게 되는 상실감을 겪지 않을 수 있고, 가슴 불균형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근골격계의 비틀어짐이나 통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가슴과 겨드랑이 부위의 과도한 유착을 방지해서 림프부종(임파부종)의 발생을 줄이게 됩니다. 하지만 때로는 유방 재건을 위해 수술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단점일 수는 있습니다.

- 모든 병기의 유방암 환자들이 유방을 재건할 수 있나요?
: 모든 병기의 유방암 환자들이 유방 재건술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실제 전절제를 시행하는 환자의 70-80% 이상이 유방 재건술을 시행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신으로 암이 전이됐거나 4기 정도로 병기가 진행된 경우에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재건술을 생략하기도 합니다.

- 즉시 재건 vs 지연 재건, 어떤 방법이 더 좋나요?
: 이 질문에는 정답이 정해져 있는데요. 즉시 재건하는 것이 무조건 좋습니다. 즉시 재건은 유방암 절제와 재건을 같은 날 한 번의 수술로 끝낼 수 있다는 장점과 유방의 피부를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훨씬 유리합니다. 유방의 피부 속에 무언가를 채워 놓지 않으면 피부는 쓸모가 없어지게 되고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져서 들러 붙게 됩니다. 즉시 재건을 시행하지 못한 경우에는 지연 재건을 시행할 수 있는데, 유방의 피부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술이 더욱 어렵고 흉터도 많이 남게 됩니다.

- 자가 조직을 이용한 유방 재건술의 성공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 자가 조직 수술은 어려운 말로 피판술이라고 하는데, 현미경을 보면서 혈관을 잇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형외과 영역 중에서 가장 고난도의 술기를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오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99% 이상의 수술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간혹 고도 비만, 당뇨병, 흡연, 고령 환자 등에서 혈관 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 실패율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령 환자의 경우 본인 스스로 부담을 느끼거나 수술 위험도가 높아질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고령일수록 유방이 없을 때 근골격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유방 재건술을 받으시길 권유드립니다.

- 유방을 재건하면 검진에 방해되지는 않나요?
: 오랜 기간 수많은 연구를 통해 유방 재건술과 재발은 관련이 없다고 밝혀졌고 재건술을 시행받은 경우에도 검사 과정에서 재발의 진단이 지연되거나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초음파나 CT 등을 통해서 수술 후 경과를 관찰하게 되고 재발을 찾아내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 유방 재건에 사용한 보형물은 영구적인가요?
: 보형물도 수명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올라타거나 자동차가 밟고 지나가도 터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상태이긴 하지만 몸 속에 들어가면 보형물이 삭게 됩니다. 삭아서 결국 껍질이 찢어지고 파열됩니다. 일반적으로 15~20년 정도의 수명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유방 재건술을 받은 환자의 약 5~10% 정도에서 10년 이내에 보형물이 파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년에 한 번씩 초음파 정도의 검사로 보형물 파열을 발견하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 정리
: 환자분들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은 ‘선생님의 부인이나 가족이면 어떤 결정을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듣습니다. 정말 어려운 질문이긴 하지만 유방 재건을 선택할 때 환자분마다 성격이나 성향이 있고, 그 다음으로 처한 환경도 있고, 여러 가지 경제적인 상황도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런 부분들을 다 조합해서 어떤 선택이 환자분에게 가장 좋을지 생각해서 제안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다 괜찮은 거죠. 그런 경우에는 환자분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현재 유방암의 치료 성공율은 매우 높습니다. 유방암으로 진단된다 하더라도 잘 극복해서 건강하게 살아가시는 분이 대부분입니다. 저는 유방암 환자분들이 상실감을 느끼지 않고 가장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