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한 가지여도, 종류는 세 가지인 유방암
종류에 따라 항암치료 방법도 달라지게 됩니다!
#서울아산병원 #암행의사 #유방암
[종양내과 안진희 교수]
암 환자와 동행하는 의사들의 이야기, 암행의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안진희입니다.
유방암이라고 우리가 말하는 그 암은 이름은 한 가지인 것 같아도 유방암에는 종류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만약 진단을 받게 된다면 내가 어떤 종류의 유방암인가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유방암은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눠지는데요.
첫 번째는 호르몬 수용체가 많이 발현된 유방암이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호르몬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수용체 이 두 가지를 보게 되는데, 호르몬 수용체가 발현된 유방암이 전체 유방암 중 약 50~60% 이상으로 가장 많은 종류가 되겠습니다.
두 번째는 HER2라는 것이 있습니다. HER2라는 것은 쉽게 말해서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의 이름인데, HER2가 안테나처럼 꽂혀 있어서 그것이 신호를 받게 되면 유방암이 성장하고 예후가 공격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그런 종류입니다. 약 20~25% 환자가 해당됩니다.
세 번째는 아까 말씀드린 호르몬 수용체 두 가지와 HER2가 다 발현되지 않는, 세 가지 모두 없다 해서 삼중음성유방암이라 합니다. 그 경우에는 어떤 표적이 없기 때문에 조금 더 성질이 공격적이고 좋지 않다고 되어 있지만, 반대로 항암제나 약제가 잘 듣기도 하기 때문에 유방암의 종류 세 가지 중에 본인의 암이 어디에 속하는지 처음부터 잘 알아야 됩니다.
과거에는 수술하고 나서 항암치료나 내분비치료 또는 표적치료제 같은 것들을 유방암의 종류에 맞춰서 하는데 최근에 조금 더 바뀐 것은 항암치료나 이런 약제를 수술하기 전에 미리 하는, 그런 경향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수술 전에 하는 항암치료의 장점은 치료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잖아요. 수술 후 항암치료는 보조적인 치료기 때문에 일반적인 치료를 해두는 것이지만 수술 전에 유방암의 크기가 줄어드는지, 치료 반응이 어떤지, 수술을 했을 때 병리학적으로 암세포가 얼만큼 남았는지 다 알 수 있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미리 알아서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HER2 억제제라는 약들이 많이 나와서 최근에는 항암치료를 받는 HER2 발현된 유방암 환자들의 절반 이상이 수술하고 났을 때 암이 거의 다 없어지는 *완전 관해가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에 효과가 별로 없고 치료가 잘 안 됐다, 반응이 별로 없는 그런 경우에는 예후 역시 재발을 금방 한다든지 이런 것을 미리 알 수 있어서 후속 치료를 결정하는데도 이런 치료를 하는 것에 대한 결과를 보고서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완전 관해: 암이 있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
전이가 되지 않은 유방암의 완치를 바라는 치료를 할 때, 수술 후에 하는 방법으로 항암치료, 표적치료, 내분비치료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본인이 어떤 유방암 타입인가에 맞춰서 전문가들이 결정하게 됩니다. 내분비치료는 호르몬 수용체가 강하게 발현돼 있는 경우 그런 과정을 억제하는 약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타목시펜 같은 약이라든지 또는 폐경이 됐어도 난소 이외에 다른 곳에서 여성호르몬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차단하는 아로마타제 억제제 이런 약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항암치료는 거의 대부분의 유방암에서 하게 되는데, 사이즈가 아주 작고 이렇게 몇 mm밖에 되지 않는 경우에는 항암치료를 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삼중음성유방암이나 HER2가 발현된 유방암에서는 대부분 항암치료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전자를 분석하고 검사하는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특히 유방암에서는 온코타입 DX라든지 맘마 프린트라고 하는 이름을 가진 검사법이 있는데, 여러 유전자의 발현을 한꺼번에 검사해 그 발현 정도에 따라서 재발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일지 알려주는 검사입니다. 그 결과에 따른 재발 예측 점수를 가지고 어떤 치료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최근 아주 각광받고 있는 표적치료제는 HER2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허셉틴이라는 표적치료제, HER2를 억제하는 약이 나오면서 과거에는 치료 성적이 굉장히 안 좋았던 이 유방암 그룹이 오히려 다른 타입보다 더 좋아지는 성적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HER2가 발현된 유방암에서는 과거에 항암치료만 하는 것에 비해 1년 동안 추가로 표적치료제로 쭉 치료를 하게 되면 재발의 위험성이 절반으로, 50% 줄어든다고 돼 있기 때문에 지금 전 세계 어디를 가든 HER2가 발현된 유방암에서는 이런 표적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가장 걱정하시는 부분은 재발을 하는 것이겠죠. 재발을 어떻게 하면 막겠느냐 이런 것인데,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하더라도 그것이 100% 완벽히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치료를 받는 환자 중 일부는 재발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재발됐다는 것 하나만으로 너무 포기하고 굉장히 낙심하고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적절한 치료를 선별해서 해 나가면 치료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서울아산병원에는 다학제 진료가 있습니다. 재발하신 유방암 환자 분들 중에 치료를 결정하기 쉬운 분도 있지만 조금 어려운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여러 의사들이 모여서 각 과의 진단과 치료를 상의하는 그런 팀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가장 최적의 치료가 무엇일까 여러가지 면에서 상의하고 치료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지금 유방암을 진단받고 아주 힘들게 치료를 받고 있는 많은 분들이 계실 텐데요. 집에서는 아내로서 아이들의 엄마로서 역할도 있으실 텐데 그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힘든 치료들을 끝까지 잘 해냈다는 것을 칭찬해 드리고 싶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치료를 계속 잘 받으시고, 약제를 드시는 분들은 약제를 잘 드시고 검사를 열심히 하시면서 최대한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하고 더 밝게 그런 삶을 구성하시고 이렇게 노력하시면서 살면 여러분들에게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