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모든 활동을 관장하는 뇌!
그곳에 종양이 생긴다면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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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 정상준 교수]
안녕하세요. 암환자와 동행하는 의사들의 이야기, 암행의사 정상준입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을 하나만 고르라면 어떤 걸 고르시겠어요? 우리가 살아가는데 몸의 어느 부분도 중요하지 않은 곳은 없겠지만, 아마 ‘뇌’를 뽑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뇌가 우리 몸의 움직임과 행동을 조절할 뿐 아니라, 소위 고차원적인 활동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일 텐데요. 그런 여러가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뇌에 종양이 생긴다면 덜컥 겁부터 나기 마련입니다. 오늘은 뇌종양이란 무엇이고, 어떤 특징을 갖고 있으며, 또 어떤 치료 방법들이 있는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뇌종양은 어떤 질환인가요?
: 뇌종양이란 머리 안쪽, 다시 말해 두개강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종양을 일컫는 용어이고, 뇌세포와 이를 지지해주고 있는 세포들, 뇌에서 얼굴과 목 등을 조절하기 위해 뇌에서 직접 나오는 뇌신경, 뇌를 싸고 있는 뇌막, 호르몬을 분비하는 샘 등에서 모두 종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두개강 내 자체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원발성 뇌종양이라 부르고, 다른 기관에서 먼저 발생한 악성 종양(암)이 뇌로 전이된 경우도 있는데요, 이런 경우는 전이성 뇌종양이라 부릅니다.
뇌종양이 발생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다른 장기에 종양이 생길 때처럼, 뇌세포의 유전자에 문제가 생겨서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고 잘 조절되지 않으면서 성장하게 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이상들이 왜 발생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유전적으로 뇌종양이 상대적으로 잘 발생하는 질환들이 일부 존재하지만, 전체 뇌종양 환자에서 가족력을 가진 경우는 드물고, 환경적인 부분의 경우, 과거 방사선치료를 시행 받은 병력이 있는 경우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뇌종양은 어떤 특성이 있나요?
: 암행의사라는 타이틀인데 오늘의 주제가 왜 암이 아니고 종양인 걸까요? 일반적으로 종양은 양성과 악성인 암으로 나뉘게 되고, 뇌종양도 마찬가지로 양성 뇌종양과 뇌암에 해당하는 악성 뇌종양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뇌종양이 다른 부위의 암 혹은 종양과 다른 특징으로는 다른 부위의 암이 뇌로 전이되는 경우는 비교적 흔하게 관찰할 수 있지만, 원발성 뇌종양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암들은 종양의 침윤 정도나 주변 조직으로의 침범 정도, 멀리 떨어진 기관으로의 전이 여부 등에 따라 1기부터 4기까지 기수로 단계를 설정하는 반면, 뇌종양의 경우에는 이와는 조금 다르게 종양세포가 갖고 있는 조직학적 특성과 악성도에 따라 1등급부터 4등급까지 등급으로 분류하게 됩니다.
- 뇌종양은 어떤 증상이 있나요?
: 뇌종양이 다른 부위의 암과 다른 특징적인 한 가지는, 뇌는 부위마다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증상이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대로 뇌종양의 종류가 100가지에 달하다 보니, 그 종양의 악성도에 따라서 정도가 약한 경우에는 전혀 증상이 없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갑자기 의식이 나빠져서 검사를 시행하였을 때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증상은 다양하지만 크게 분류해서, 종양 자체가 주변 뇌 혹은 뇌신경을 침범 혹은 압박하여 나타나는 국소적인 신경 결손 증상과 제한된 부피 내에서 종양이 자라나기 때문에 머리 안의 전체 압력이 올라가게 되면서 나타나는 두개강 내 압력 상승에 의한 증상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국소적인 신경 결손 증상의 경우, 종양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예를 들면 대뇌의 전두엽에 발생한 종양의 경우,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 언어 장애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거나, 인지기능 장애가 나타나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측두엽에 종양이 발생하는 경우, 기억력 장애, 언어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뇌신경을 압박하는 경우에는 시야 결손이나, 청력 장애, 눈 움직임 장애, 얼굴 마비 등을 일으키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호르몬 분비 이상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두개강 내 압력 상승에 의한 증상은 구역감과 구토를 동반한 심한 두통이 대표적인 증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뇌종양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 뇌종양의 치료 방법은 크게 수술적 치료,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개두술 등을 이용하는 수술적 치료가 제일 기본이 되는 치료 방법입니다. 종양이 존재하면 그 종양을 직접적으로 제거해 문제를 해결하고, 또한 조직학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게 해주고. 그 진단에 따라 악성 뇌종양의 경우,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 같은 다음 치료로 넘어가는 첫 다리 역할을 하게 됩니다.
양성 뇌종양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 후 별도의 추가 치료 없이 주기적으로 CT와 MRI 같은 영상을 촬영하며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똑같이 개두술을 시행하더라도 그 접근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우리 뇌는 머리뼈에 둘러싸여 있고, 아래쪽으로는 눈, 코, 귀, 목 등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부분을 쉽게 노출하고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뇌종양은 발생된 위치나 환자분이 현재 갖고 있는 증상의 종류와 심한 정도, 촬영한 뇌 영상에서 어떤 종류의 종양이 의심되는지에 따라 각기 다른 수술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 수술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 수술의 목표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안전한 범위에서 최대한 절제한다’는 것인데요. 최근 기술의 발달로 뇌종양 수술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수술할 부위에 정확하고 안전하게 접근하기 위해 수술 전에 촬영한 MRI를 등록하여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부위가 MRI에서 어디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네비게이션 기법이 대표적인 활용법이 되겠고. 또한 형광물질이 뇌종양에서 선택적으로 쌓여 반응하는 것을 특수 필터를 사용해 직접 확인하면서 종양을 최대한 절제하고 주변의 주요 구조물들의 손상은 최소화하는 형광물질유도수술기법, 수술 중 신경을 자극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면서 주요 기능을 하는 부위를 확인하고, 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수술 중 신경생리감시기법 등은 수술과 관련된 합병증을 최소화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뇌의 바닥 부분을 코나 눈 옆으로 내시경을 넣어 접근함으로써 과거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부분들도 보다 용이하게 접근이 가능해져 뇌종양 수술은 과거에 비해 많은 발전을 이뤄 환자분들께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방사선치료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 악성 뇌종양의 경우, 수술 후 방사선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방사선치료는 X선이나 전자선과 같은 전리방사선을 종양이 있는 부위까지 투과될 수 있도록 하여 종양세포가 사멸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법입니다.
방사선을 활용하지만 조금 다른 치료방법으로는 방사선수술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통상적인 방사선치료와 달리 비교적 제한된 범위에 한 번에 많은 양의 방사선을 쬐어 치료 효과를 내는 방법으로 1회 혹은 5회 이내에 치료를 마치는 방법입니다. 감마나이프 수술 혹은 사이버나이프 수술이 대표적인 방사선수술 방법이고, 악성 전이성 뇌종양뿐만 아니라, 양성 종양에서도 성장을 억제하고 종양을 조절하는 데 큰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 항암치료는 어떤 효과를 보이나요?
: 항암치료 역시 뇌종양 치료에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종자세포종이나 림프종 등의 경우는 항암치료에 굉장히 잘 반응하기 때문에 오히려 수술적 적출을 위한 개두술을 시행하지 않고, 진단을 위한 조직검사 정도만을 하고 항암치료를 시행합니다. 그런데 머리 안에는 뇌를 위험물질로부터 보호하고 선택적으로 필요한 물질만 통과시키는 뇌혈관 장벽이 존재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항암치료를 시행할 때는 일반적으로 방해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뇌혈관 장벽의 투과성을 필요에 따라 일시적으로 조절해 치료 효과를 높이려는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어서 앞으로의 효과가 기대가 되고 있고, 또 한 가지는 뇌종양이 다른 암에 비해 표적치료 약물이 적기는 하지만, 아이들에게서 발생하는 저등급 교종 등 같은 종양에서는 고무적인 치료 효과들이 보고되고 있어 앞으로의 역할이 더욱 기대되고 있습니다.
- 정리
: 아마 뇌종양을 갖고 계신 분들이 치료와 관련해 갖게 되는 가장 큰 걱정은 뇌가 우리 몸을 조정하는 중요한 기관인 만큼, 종양이 자라나거나 혹은 수술 등의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그러한 조정 능력에 문제가 발생하고, 장애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뇌종양의 종류와 발생 부위가 워낙 다양한 만큼 치료의 여부나 시급성, 방법도 환자분마다 다릅니다. 최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보다 안전하면서도 좋은 치료 결과를 내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 담당 의사와 환자분의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그에 맞는 결정을 내리시게 된다면 그 두려움도 잘 극복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