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 쓸개? 다소 생소한 이름의 담낭암,
어떤 증상이 있고 어떻게 치료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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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도췌외과 이재훈 교수]
안녕하세요. 암환자와 동행하는 의사들의 이야기, 암행의사 이재훈입니다. 담낭암과 담도암은 우리나라 암 발생 순위 중 9위로 낮은 편이지만 치료가 어려운 암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담낭암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담낭암은 어떤 질환인가요?
담낭암이라는 단어가 많이 생소하실 수도 있는데요. 쓸개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쓸개가 곧 담낭인데요.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을 보관하는 장기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발생하는 암을 바로 담낭암이라고 합니다. 담낭암의 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장기간 치료하지 않은 담석이나 담낭 용종 그 외 담낭의 이상 형태 등이 담낭암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정도입니다.
담낭암은 어떤 증상이 있나요?
담낭암 초기에는 증상이 대부분 없습니다. 물론 약간의 복통이나 간 기능 이상이 나타날 수 있고. 특히 간 안쪽이나 다른 장기에 전이 또는 담도에 암이 침범하게 되면 오른쪽 상복부 통증, 명치부 통증 그리고 특히 황달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담낭암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담낭암을 진단하는 방법은 초음파, CT, MRI, ERCP(내시경 역행 췌담도 조영술) 같은 다양한 검사가 있습니다. 특히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이유로 복부 초음파는 굉장히 쉽게 접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이며 또 환자분에게 비침습적 검사(몸에 상처를 내지 않는 검사)이며, 또 담낭이 복벽(배 안쪽의 앞벽)에 가깝게 위치하기 때문에 췌장과 같은 장기에 비해서 담낭은 복부 초음파로 정확한 평가를 하는데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위치라서 담낭암 검사에서 복부 초음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복부 초음파에서 어떤 종양(암)이 의심될 경우에는 그 다음으로 CT, MRI, PET 검사같은 암 가능성에 대해서 정확한 평가를 위한 검사를 추가로 진행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담석이나 담낭 용종 등으로 최근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매우 흔하게 시행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였던 간에 수술 후에는 반드시 담낭에 대해서 조직검사를 하게 돼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담낭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일부 있을 수 있습니다. 난 담석인 줄 알았는데 왜 갑자기 담낭암이라는 거지 하며 놀라시는 환자분들도 일부는 있습니다.
담낭암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담낭암 치료는 담낭암의 정확한 범위에 따라서 치료 방법이 결정됩니다. 비교적 조기에 발견되면 담낭만 절제하는 담낭절제술로 충분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담낭암이 간 쪽, 담도 쪽으로, 담낭 밖 대장 쪽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간을 포함해서 주변부를 함께 절제하는 확대 담낭절제술을 시행하게 되고 주변부의 림프절 절제를 포함해서 경우에 따라서는 담도까지도 절제할 수 있습니다.
종양(암)의 범위가 너무 넓어서 완전히 절제하기 힘든 경우라면 우선적으로 항암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담낭암은 항암제에 대한 감수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대장암이나 유방암 등에 비해서 다소 미흡한 실정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고, 그 외에 방사선치료도 종양(암)의 형태에 따라서 부분적으로 함께 사용되고 있습니다.
담낭절제술 후, 암이 발견되면 어떻게 치료하나요?
아까 말씀드린대로 담석 또는 담낭 용종으로 담낭절제술을 한 뒤에 최종 조직검사에서 담낭암으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담낭암으로 확인됐을 때는 그 암이 얼마나 담낭벽을 통해서 진행됐는지가 추가적인 수술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암이 담낭벽을 얼마나 침범했는지 정확하게 분류하고 그 분류에 따라서 담낭절제술로 충분한 경우는 이전의 수술만으로 끝나게 되지만, 암이 조금 더 깊이 침윤(진행)됐을 경우에는 확대 담낭절제술 즉, 간 일부를 포함해서 주변의 림프절을 절제하는 수술까지 추가로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정리
담낭암은 조기에 발견돼서 치료한다면 담낭절제술만으로도 충분하고 90% 이상의 완치 가능성을 보입니다. 하지만 진행된 담낭암은 완치율이 현저히 떨어져서 30~50%로 매우 낮은 편입니다. 아마 환자분들도 진행된 담낭암으로 진단받으면 예후가 매우 나쁘단 소식을 많이 접하셨을 텐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간담도 수술 기법도 많이 좋아지고, 항암치료 역시 매우 발전하고 있습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담낭암 치료를 끝까지 해 보시길 권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