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들에게서 늘어나고 있는 자궁내막암,
생리가 불규칙하면 의심해 봐야 하는 걸까요?
#서울아산병원 #암행의사 #자궁내막암
[산부인과 박정열 교수]
자궁내막암은 자궁 윗부분에 해당하는 자궁체부 중에서 가장 안쪽에 있는 자궁내막이라는 얇은 막에 발생하는 암을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자궁내막암은 자궁내막이 에스트로겐이라고 하는 여성호르몬에 과자극을 받거나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런 호르몬 작용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자궁내막암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자궁내막암은 에스트로겐의 영향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는 위험인자로 비만, 지방 세포들도 에스트로겐을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만인 사람은 자궁내막암 발생 빈도가 정상체중에 비해 2~3배 더 높습니다. 폐경기 이후에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 단독으로 호르몬 대체요법을 지속적으로 받는 경우에도 자궁내막암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젊은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자궁내막암은 무배란성 생리와 관련된 질환들, 대표적으로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습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난소에 무슨 종양이 생겼나 이렇게 많이 오인하시는데 그런 것은 아닙니다. 자라던 난포가 낭 상태로 지속되는 것입니다. 초음파로 들여다보면 조그마한 낭들이 난소 안에 가득 차 있는 모양을 보입니다. 이 낭에서 에스트로겐을 상당히 많이 만들게 됩니다.
또 남성호르몬 과다도 함께 기전상 동반됩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분들은 생리불순, 부정기적인 질 출혈, 생리 이외의 질 출혈,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배란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생리가 없어서 몇 달 동안 무월경인 경우도 많습니다. 특징적으로 여러 달 무월경이 진행되다가 갑자기 생리가 터졌는데, 생리혈이 아주 많이 나오는 이런 형식의 생리불순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자궁내막암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은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이 지속적으로 신체에 과다하게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초경을 일찍 시작했거나 폐경이 늦게 되어서 생리하는 기간이 일생에서 길었던 경우 자궁내막암 발생 확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자궁내막암은 가족력과도 관련이 있어서 자궁내막암, 대장암 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자궁내막암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자궁내막암은 생리와 상관없는 질 출혈이라든지 폐경 후에 발생하는 질 출혈, 이런 이상 출혈로 초기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출혈이 있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병원에 오시게 되고, 초음파 검사에서 내막에 이상이 있는 경우 내막 조직 검사를 해서 진단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자궁내막암도 초기에 진단됩니다. 80% 이상이 자궁내막암이 초기에 진단되고 있으며, 그래서 완치율도 아주 높은 암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 그 전 단계인 자궁내막증식증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흔히 환자분들이 헷갈려 하는 것이 비슷한 병명으로 자궁내막증이 있는데,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질환입니다. 자궁내막증이라고 하는 질환은 자궁 밖에 발생하는 질환이고, 자궁내막증식증은 자궁내막에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 자궁내막증식증의 단계를 거쳐서 자궁내막암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궁내막암은 최근 들어 국내의 발생 빈도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은 조기검진과 백신 때문에 발생 빈도가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지만, 자궁내막암은 오히려 반대로 발생 빈도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궁내막암은 서구 선진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생활 패턴이 서구 선진국처럼 바뀌었기 때문에 자궁내막암의 발생 빈도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자궁내막암 발생 빈도가 특히 아직 출산을 완료하지 않은 젊은 여성들에게서 발생 빈도가 아주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자궁암 중에서 자궁내막암이 두 번째로 흔한 자궁암이지만 더 세월이 흐르면 자궁내막암이 서구 선진국처럼 가장 흔한 자궁암이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자궁내막암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으로 무배란성 질환을 말씀드렸습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만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도 무배란성 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무배란성 생리는 정상적으로 잘 지내던 여성에게도 한두 생리주기 정도 나타날 수 있지만 이것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빨리 병원에 방문해서 진찰,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빨리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