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적 방화는 불을 지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여 반복적으로 불을 지르는 행위로, 불이 나는 것을 보고 긴장이 완화되고 희열을 느끼는 충동 조절 장애의 일종입니다. 범죄를 은폐하거나 복수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방화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망상, 환각 등에 의한 방화도 병적 방화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어린이의 단순한 호기심에 의한 불장난과도 구분됩니다. 병적 방화 환자는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를 한 후 방화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병적 방화의 기질적 원인으로는 세로토닌과 아드레날린의 이상이나 저혈당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질환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제시되었습니다. 프로이트는 방화를 성의 상징 중 하나로 보았습니다. 다른 학자들은 방화가 힘을 갈구하는 행동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자신의 용감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방화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병적 방화 환자는 불을 지르기 전까지 점차 긴장이 고조되다가 불을 지른 후 강렬한 쾌감, 긴장의 해소를 느낍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① 불을 지르기 전 사전 준비와 계획을 함
② 이웃집에서 불이 나면 반드시 불구경을 함
③ 화재 비상벨을 거짓으로 울리기도 함
④ 소방 활동에 편집적 흥미를 느낌
⑤ 불을 보면서 성적 흥분을 느낌
⑥ 알코올 중독, 성 기능 장애, 권위자에 대한 분노, 만성적인 개인적 좌절, 평균 이하 지능을 보임

뚜렷한 동기 없이 2회 이상의 방화를 하고 행동 전후에 강한 욕구와 다행감을 느끼며 방화에 관한 생각과 주변 환경에 집착한다면 병적 방화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불을 지를 때, 화재를 목격할 때, 소방 활동에 참여할 때 긴장의 감소를 경험합니다. 방화 행위가 금전적 목적, 범죄 은닉, 분노와 복수심의 표현, 망상 및 환각에 의한 행위가 아니어야 합니다.

병적 방화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병적 방화는 동기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치료하기 어렵습니다. 재발을 막기 위해 감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감금 상태에서 행동 치료를 진행합니다. 특히 아동기의 방화는 심각하게 인식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처벌보다는 치료와 예방에 더 많은 관심을 주어야 합니다. 

병적 방화는 아동기에 종종 발병하나 전형적인 발생 연령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사춘기 이후에 발병하는 병적 방화는 더욱 파괴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병적 방화는 전반적으로 삽화적이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합니다. 아동의 경우 병적 방화에 대한 치료를 받으면 비교적 예후가 좋습니다. 성인은 자신의 질환에 대해 숨기거나 인정하지 않고 알코올 중독인 경우가 많아 치료의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