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은 우리 신체 중 아주 예민하고 민감한 부위 중 하나인데요, 항문과 항문 주위 피부가 가려워 자꾸 긁게 된다면 항문 소양증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항문 소양증은 하나의 증상이며, 질환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항문 주위에 신경 조직이 많이 존재하고 어떠한 자극에도 민감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납니다.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수면을 방해할 정도로 가려운 경우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항문 소양증은 과체중인 사람,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 또 꽉 끼는 속옷을 입는 사람에게 더 흔히 나타납니다. 항문 소양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항문의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정확한 원인을 못 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후가 좋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할 필요는 있습니다.”

항문 소양증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경우는 치핵이나 치루와 같은 항문질환이나 대장질환, 또는 감염이나 기생충 질환, 건선, 습진 등의 피부 질환이 원인이 되어 항문 소양증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특정 원인 질환을 찾기 힘든 경우도 많은데요, 항문을 자극하는 음식과 음료, 즉 향신료나 커피, 홍차, 술, 콜라, 초콜릿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목욕할 때 비누로 항문 주위를 너무 닦는 경우, 반대로 잘 닦지 않는 경우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인 요인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항문 소양증은 진료를 받고 여러 검사를 통해 원인 질환을 잘 찾아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치질, 치열, 치루 같은 항문 질환이 원인이라면 원인 질환을 먼저 치료하면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라면 대증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항문 주위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고, 너무 꽉 조이거나 땀 흡수가 안되는 속옷은 피해야 합니다. 항문 소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커피, 콜라, 술, 포도, 토마토, 기타 자극적인 음식물도 주의하고, 가려울 때는 긁지 말고 미지근한 물에 세척하는 것이 좋습니다.”

항문 소양증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항문 주변을 닦을 때는 세정제나 비누를 사용하지 않고 흐르는 물에 씻는 것이 좋습니다. 미지근한 온수에 좌욕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항문을 씻은 후에는 순면 헝겊으로 잘 닦고 드라이기로 건조시켜 주어야 합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으로 변비, 설사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항문 소양증이 나타나도 부끄러워서 진료를 꺼리시고 그냥 약국에서 연고를 사서 바르시는 분들도 많은데, 항문 주변에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이 있을 때는 증상이 더 심해지고 치료가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늦기 전에 내원하셔서 진료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