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감동수기]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사람들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사람들
기억에 남는 일이라기 보다는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희 집사람의 몸 뿐만 아니라 저희 가족의 마음까지 치료해주신 한OO 간호사님입니다.
집사람 머리에 종양이 생겨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됐죠. 그런데 몇 개월 후 다시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결국 2차 수술을 받게 됐죠. 이번에도 수술은 다행히 잘 됐어요. 그런데... 오른쪽 편마비가 왔습니다. 다행히 일시적인 마비고, 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고 해서 안심은 했죠. 하지만 다시 시작 된 병원 생활에 집사람은 몹시 지쳐있었습니다.
밤마다 십 분이 멀다 하고 소리를 지를 만큼 통증이 심했어요. 그럴 때마다 간호사님이 조용하고 빠르게 오셔서 대처해주셨죠. 어느 날은 새벽같이 출근하셔서 ‘어제는 아프지 않으셨어요? 오늘은 덜 아프게 해드릴게요’라며 두 손을 꼭 잡고 미소 가득한 얼굴로 아내를 안심시켜주셨어요. 그 모습이 어찌나 따뜻하고 감동스러워 보였는지 몰라요.
또 어느 날은 면회 온 아들녀석이 엄마랑 놀고 싶다며 떼를 쓰고 운 적이 있었어요. 환자들 돌보는 일만으로도 충분히 지치고 힘들 텐데 저희 애랑 눈높이까지 맞춰 주면서 쓰다듬어주고, 귀엽다고 장난도 쳐주고 달래주시더라고요. 집사람 신경 써주시는 것도 너무 감사한데 저희 아들한테까지 그렇게 마음 써주시는 모습에 정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런 모습에 감사함을 표시할 때면 한OO 간호사님은 항상 "저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요"라고 하셨죠. 그런 따뜻하고 겸손한 모습을 통해서 저희 가족은 마음의 치료까지 받게 된 것 같습니다.
한OO 간호사님, 항상 진심 어린 눈빛과 손길로 도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간호사님께 받은 사랑과 감동, 저희도 다른 사람들에게 꼭 베풀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감사 드립니다.
남편이 2년 전에 간암절제술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
후 백혈병을 진단받고 항암치료, 이식까지 꼬박 6개월이 걸렸죠. 잘 이겨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시는 아프지 말라고 기도했는데… 그게 끝이 아니더라고요.
이번에 이식편대숙주반응이 소장이랑 대장에 생겨서
입원한지 오늘이면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네요. 긴
투병 생활에 제일 힘든 건 남편이겠지만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저도 너무 힘들더라고요.
하루 종일 계속되는 설사 때문에 남편은 제대로 말도 못 할 지경이고, 저도 그런 남편을 어떻게 간호해줘야 할지 답답하더라고요.
다행히 간호사분들이나 의사선생님들이 잘 돌봐주시고, 치료해주셔서 감사할 뿐이죠. 그런데 유독 환자들에게 지극정성이신 간호사분이 계시더라고요.
바로 최OO 간호사님인데요. 저희끼리는 파리 간호사님이라고 불러요. 어찌나 손소독을 꼼꼼하고 야무지게 하시는지 그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면서 참 고맙고, 안심도 되더라고요. 면역력이 약한 이식환자한테 청결과 손소독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도 잘 아니까요.
최OO 간호사님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또 있어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남편의 변 상태를 체크해야 하는데요. 사실 부인인 저도 그 일이 가끔은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간호사님한테 육안으로 체크 좀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죠. 그런데 긴 집게에 비닐을 감더니 변기에 있는 남편의 변을 구석구석 휘젓고 들여다보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그렇게 까지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렸는데 환자분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고 끝까지 자세히 변 상태를 확인하시더라고요. 간호사님이라고 왜 힘들지 않겠어요? 이게 바로 책임감이고 프로정신이구나 했죠. 정말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했어요.
간호사면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제가 느낀 최OO 간호사님은 정말 가족 그 이상으로 환자를 돌보시는 거 같았어요. 너무 감동이죠.
가끔은 그 작은 체구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안쓰럽기도 하고요. 그래도 항상 변함 없는 미소와 헌신적인 모습에 저나 다른 병실 사람들도 행복을 느끼고 있답니다.
최OO 간호사님,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최OO 간호사님을 통해서 백의의 천사라는 말을 실감하게 됐네요. 정말 감사합니다.